목사 구원(161)

조회 수 885 추천 수 0 2018.08.14 20:44:58

(161)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죄와 죽음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기독교 교리를 믿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전업 목사로서 나에게는 죽음 이후의 천국과 지옥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은 앞에서 밝혔다. 문제는 지금 여기서의 삶이다. 바로 이 순간’(Augenblick)에 어둠을 밝히는 힘인 아침 햇살처럼, 또는 먹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처럼 생명의 빛에 사로잡혔다는 사실을 실제로 느껴야만 죄와 죽음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사실이 설득력을 얻지 않겠는가. 그 빛은 지금 이 순간에 우리의 삶에서 경험되는 자유이며 안식이고 평화이면서 용기이다. 기쁨이고 환희이며, 열정이고 희망이며, 믿음이고 사랑이다. 그 모든 것의 총체인 생명의 능력이다. 이런 생명의 능력이 목사의 실존인 목회 현장에서 어떻게 경험되고 추구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말할 차례다. 이는 곧 목회 현장과 나의 구원이 일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자 성찰이고 고백이다.

19803월에 목사 안수를 받았으니, 금년까지 목사라는 타이틀로 산 연수가 대략 40년 가까이 된다. 목사 이전에 전도사 생활을 포함하면 교회 울타리 안에서 생활한 역사는 훨씬 더 오래되었다. 실력은 변변치 못하면서 구력만 오래된 테니스 동호회원의 모습과 비슷하다. 그동안 군목, 독일 유학, 협동목사, 부목사로 지낸 시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담임 목사로 살았다. 새벽기도회, 주일 예배와 오후 예배와 수요 기도회와 금요일 구역 모임 등등, 그리고 정기 비정기 심방과 상담, 주보 작성과 교회 행정, 수련회와 여름성경학교 행사를 계획하고 집행했다. 목사는 자기가 맡은 교회 내부 업무만이 아니라 외부 업무에도 관여해야 한다. 자신이 속한 교단의 공조직 모임에서 활동해야 한다. 교회 정치가 그것이다. 여기에 관심이 많은 목사들은 지방회장이나 노회장도 되고, 총회장도 된다. 초교파적인 활동도 피할 수 없다. 나는 활동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대외 업무는 많지 않았다. 지금도 가능한대로 최소한으로만 참여할 뿐이다. 신학대학교 강의와 지금까지 이어지는 글쓰기 활동은 목사로서의 내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01년부터 대구성서아카데미원장으로 활동하는 중이다. 지난 시절 목사로서의 내 삶이 매 순간 구원의 깊이와 연결되었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크고 작은 시행착오가 많았다. 목회 활동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순전하지도 못했다. 더구나 목회의 성과는 내세울 게 전혀 없다. 목회는 성과나 업적으로 평가될 수 없지만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일반적인 평가는 그런 방식이다. 나는 전체 목회 과정을 통해서 구원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간 것을 다행으로 생각할 뿐이다. 실제로 다가갔는지 아닌지는 그분만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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