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167)

조회 수 1073 추천 수 0 2018.08.22 21:18:21

(167)

궁극적인 안식의 원초적 형태는 에덴동산 설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거기서의 핵심은 선과 악을 분별하기 이전의 상태다. 하나님은 생명나무의 열매를 비롯해서 모든 나무의 열매는 먹어도 되지만 선악을 분별하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금했다. 그것을 먹으면 죽으리라.’는 것이다. 뱀은 이브에게 그것을 먹어도 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눈이 밝아져서 하나님처럼 된다고 말했다. 결국 처음 인간인 아담과 이브는 하나님의 명령보다는 뱀의 유혹에 마음이 기울어져서 그 나무의 열매를 먹고 눈이 밝아져서 자신들이 벌거벗은 걸 부끄러워했다. 이후로 인간은 더 이상 에덴동안에서 살 수 없게 되었다. 궁극적인 안식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근본 원인은 선악 분별심에 자리한다. 우리의 일상에서는 아무리 착한 사람도 이 분별심에 묶인다. 분별심이 없는 사람은 주체가 형성되기 전의 유아나 정신 이상자들이다. 주체나 자아가 형성되면서 인간은 죽을 때까지 선과 악을 분별하고, 자신과 남을 분별하고, 아군과 적군을 분별하고, 가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별하고, 성공과 실패를 분별하고, 문명인과 미개인을 구분하고,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를 분리하고, 모범생과 열등생을 구별하고, 더 나아가서 기독교인과 타종교인을 구별한다. 땅에서는 이외의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수가 없다. 평생 그런 생각에 빠져서 살아가고, 더 나쁜 경우는 그것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것을 성경은 죄라고 말한다. 생명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목사의 실존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교회를 경영하고 성장시키려면 끊임없이 선악을 구별해야한다. 좋은 믿음 생활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을 회중들에게 정확하게 제시하고 독려한다. 교회성장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주장하는 목사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이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나 역시 교회성장에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 정평이 났지만 그것은 내가 그런 방향을 선택했다는 뜻이지 교회성장을 무시한다는 뜻은 아니다. 가능하면 교회 건물이 있으면 좋고, 괜찮은 목회자 운동을 벌일 수 있도록 재정적인 힘도 있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에는 교회성장을 표명하지는 않는대도 불구하고 급성장하는 교회가 있다. 이런 교회 목사는 본능적으로 교회 성장의 메커니즘을 알고 그걸 실현할 수 있는 은사를 받은 사람들이다. 광고를 대대적으로 벌이지 않아도 손님이 차고 넘치는 식당과 비슷하다. 한국교회의 이런 메커니즘에서 목사의 영혼은 안식을 누릴 수 없다. 안식 없이 구원 없다.


[레벨:18]부스러기은혜

2018.08.23 09:04:38

선악에 대한 인식마저 잊고 사는게 좋을것 같다...

인자무적 님이 남긴 설교 댓글을 보며,
자기가 무(無)가 되는 득도, 해탈의 경지에 오르지 않고는 가당키나한 일일까?...
생각해보았지요

오늘 매일묵상은 그 댓글과 연관성이 깊은것 같아서요

선악을 분별전에 에덴이라는 파라다이스에서 아담과 이브는 마냥 행복했을까요?
(세속적 기준의 행복은 아니지만 또 죄가 들어오기 전후의 행복개념을 비교하기란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또 육을 입고사는 우리가 오늘의 세속적 기준의 행복 가치관에서 완전히 자유한채 행복을 상상할수도 없겠지만)

선악과를 범하기전의 아담, 이브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땠을까요?
성경속에서 시종 하나님이 우리에게 명하시고 기대하시는 그런 관계였을까요?

비록 궁극적인 안식을 상실한채
죄의 굴레에 갇혀 평생 선악을 분별하려는 본성과
치열하게 싸워야하는 매일의 실존속에서
내 영혼의 진정한 안식은 오로지 그 분 안에서만 가능함을 고백하며 비틀거리는 모습으로 안간힘을 쓰고있는 선악과 사건 이후의 우리가, 그 사건 이전의 아담 , 이브보다 복된 인생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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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인자무적

2018.08.23 11:35:18

부스러기은혜님 반갑습니다.

저의 댓글에 대하여 다소 해석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분별 할 수 없으니 어떤 현상과 상태를 선악으로 판단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을 표현했을 뿐입니다.

현재에서 선이라 판단했던 것이 과거와 미래에선 선이 아닐 수도 있고 개인이 선이라고 판단했던 사건이 누군가에겐 두려움과 고통의 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면 그러한 판단과 분별은 선악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주어진 현실의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사건의 연속인데 시대가 또는 개인이 판단한들 그것은 가변적일 뿐이니 선과 악의 카테고리에 종속되지 말자는 의미입니다.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창세기 기자의 사유를 추론해보면 선악과를 먹으면 죽으리라고 말씀하신 구절을 두고 인간에게 선악을 분별 할 수 있는 지혜가 생겼고 후에 죽는다로 이해되지는 않습니다. 죽음 이후에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므로 시간을 초월하시는 하나님 앞에서는 두 가지는 하나의 사건이고 동적으로는 같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분별하고 판단하는 것은 도덕, 윤리, 법등 당대의 인간적 가치 기준에 대한 판단인 것이지 선악에 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판단하고 분별 할 수 없는 것을 하려 한다는 것은 모순된 것이니 인식에서 자유하자는 것입니다.

이상으로 주저리 논거를 전합니다.

태풍으로 전국이 긴장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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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8.23 21:45:49

에덴의 실존과 실락원의 실존을 그대로 비교하기는 힘듭니다.

그건 그렇다 하고,

에덴의 상황을 수도원의 상황으로,

실락원의 상황을 세속의 상황으로 비교해볼 수는 있습니다.

1) 수도원 영성이 세속에서는 실현될 수 없기는 하나

    삶의 본질을 상징으로 가리킨다는 점에서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2) 기도와 노동으로 집약되는 수도원의 삶이 단조롭기는 하나

   의미 없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미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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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8.08.23 14:20:17

부스러기님 오랜만입니다. (좌측 깜빡이 켤께요, 밤을 지낸 사인데 끼어든다고  혼내지 마시길....,^^)


정목사님의 "솔로몬의 믿음과 좌절" 제하의 설교말씀 중 "사람이 살아있는 한 선악을 분별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기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 죄입니다. 죄는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 능력입니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그 것은 하나님의 배타적 능력이라고 전하신 걸로 기억합니다.


이에 대한 인자무적님의 댓글 중 부스러기은혜님께서 의견을 단 부분을 저는 선악에 대한 분별은 하나님의 배타적 능력에 속한 것이고, 이 땅에서 사람은 그런 분별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니 차라리 인식조차도 말자(속된 말로 내 것아니니 쳐다보지도 말자와 비슷한 의미라고나 할까요)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일종의 피조물인 인간으로서의 한계에 대한 인식이라고나 할까요... ^^;;  

[레벨:18]부스러기은혜

2018.08.23 15:15:35

하늘 연어님
세찬 물결을 거슬러 오르며
지금은 어디쯤 통과하는중인지요?
연어들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사투의 유영을 하면서
다신 돌아갈수 없는 길을 가고 있구나...
인식하고 있을까요?

어쩜 구도자의 삶을 산다고 자처하는
우리네 매일의 실존도 연어의 유영과 방불하구나.. 싶습니다

매번 목사님의 설교문구의 오자 여부를 검증해내고자,

어떤 다비안보다도 누차 꼼꼼히 설교문을 묵상하시고 있겠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이슬비에 속옷 젖어가듯
진리의 바다 가운데 푸욱 빠져가는 은혜를 입지않을까.. 은근 질투가 난답니다
ㅎㅎ

인자한 무적님의 댓글과 하늘을 향해 유영해가는 연어님의 댓글을 통해 제가 핵심을 잘못 짚은걸 알게 되었답니다

선악분별의 주권이 뉘게 있는것인가...
고민하고 판단할 겨를도 없이, 본성적으로 반사적으로 매순간 튀어나오는 우리의 분별과 판단과 선택의 원천이

 '내가 곧 신'이기때문임은 태생적인 숙명일진데, 소천할때까지 벗어날수없는 이 굴레안에 갇혀 있는 우리가 

선악분별에 대해 백가쟁명하고 있다는게 참 재미있구나... 싶었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목사님이 혹시  다비안들에게 또 은혜를 베풀어서 

함께 만날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신다면  하늘연어님과 뜨거운 해후를 할수도 있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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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8.08.24 10:49:48

연어들이 다시돌아 갈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인식도 하나님의 배타적 능력에 속한 것이니

종말에야 확인이 가능할  것이나,  이 몸 하늘연어는 하나님을 향한 방향성과 지향성에 근접한

(정확한이면 좋겠으나) 좌표를 찍고 유영하고자 노력 중이랍니다.^^;;


대구샘터교회와 정 목사님이 그리워서 교회창립기념 예배 때 혼자 대구를 다녀왔었습니다.

부스러기은혜님과의 뜨거운 해후 기대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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