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1월11일(금)

조회 수 2576 추천 수 0 2013.01.11 22:31:36

     나는 일주일 전 환갑을 보냈다. 공자는 환갑을 이순(耳順)이라고 했다. 귀가 순해진다는 뜻이다. 모든 소리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마흔 살은 유혹에서 벗어난다는 뜻의 불혹(不惑)이고, 오십 살은 하늘의 명령을 이해한다는 지천명(知天命)이다.

     내 귀가 순해졌는지, 자신이 서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경지는 멀었다. 무슨 말을 들어도 내 기준으로 평가한다. 물론 내가 옳을 때도 있지만 틀릴 때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문제까지 판단할 때가 있다. 내 귀가 순한 게 아니라 독(毒)하다는 증거다.

     사람의 귀는 왜 순해지기 어려운가? 오랫동안 세상살이에 길들여졌기 때문이 아닐는지. 나이가 들수록 아는 게 많아지고, 그 많은 지식이 귀를 거칠게 만든다. 그것이 심해지면 노욕에 빠진다. 젊었을 때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신체적으로나 신앙적으로도 비슷하다. 신앙의 연륜이 깊어질수록 완고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배설하듯이 쏟아낸다.

     공자가 이순을 말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뜻이라기보다는 그렇게 살도록 노력하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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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토토

2013.01.12 21:53:46

스무살 때는 공자의 기준이 엄청 느슨하다고 생각했는데

삼십이 넘었는데 이립이 안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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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3.01.12 22:58:17

서른이 넘었으면 빨리 독립하는 게 좋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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