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트만은 <성령의 능력 안에 있는 교회>에서 교회의 보편성을 이렇게 말했다.

     만일 교회가 자신의 보편적 선교에 의해서 전체에 연결되어 있다면 하나님 나라의 보편성은 교회의 이러한 운동에서, 그리고 교회의 기도가 지니고 있는 세상에의 개방성에서 나타난다. 교회가 특별한 의미에서 세상에서 일어나야 할 하나님 나라의 시작이라면 교회는 종말론적으로 완성될 때 전체가 될 것이며, 또한 보편성을 실현하게 될 것이다.(372쪽)

     몰트만이 말하는 교회의 보편성도 역시 세상을 향한 개방성에 그 특성이 있다. 교회가 세상을 향해서 열려 있다는 뜻이다. 그게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가 교회의 표시로 규정한 에클레시아 카톨리카, 즉 보편적인 교회 개념이다.

     몰트만은 여기서 종말론적 관점을 보충한다. 교회는 종말론적 공동체다. 그 종말은 세계가 완성되는 때와 그 사건들을 가리킨다. 그 때에 지금 잠정적이고 은폐적인 모든 것들이 그 실체를 드러낸다. 보편적인 진리가 완성된다. 그런 종말을 지향하는 교회는 일부만의 사람이나 지역이 아니라 전체가 완성되는 종말을 선취적으로 살아내야 한다. 종말이 오기 전인 지금의 교회는 종교적인 특징을 지닐 수밖에 없다. 예배를 드리고, 성만찬을 나누어야 한다. 이런 특징들의 내용이나 의미들이 세상으로부터 단절되면 곤란하다. 세상으로 개방되어야 한다.

     세상 개방성, 역사 개방성의 한 모습이 설교에 나타난다. 설교는 교회 안의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밀어가 아니라, 교회 밖의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성경 용어, 신학 용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것들이 보편적인 차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곧 인문학적 성서읽기라고 할 수 있다. 인문학이 바로 보편적인 세계읽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