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칼 바르트는 ‘한 손에 성경을, 다른 한 손에 신문을’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세상 돌아가는 걸 알지 못하면 성경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인 것 같다. 바르트 신학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만, 그가 말했다고 하니 그대로 받아들 수밖에 없다. 기독교 신앙이 세상과 이원론적으로 분리되는 걸 염려하는 말일 것이다. 히틀러의 나치즘을 방관한 당시 독일 기독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요즘 나는 신문을 보지 않고 사는 게 더 영적으로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신문이 전하는 뉴스가 별로 재미없다. 새로운 것도 없다. 이제 살만큼 살아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 이사 오면서 그동안 보던 한겨레신문을 끊었다. 시골이라서 배달이 되지도 않는다. 아직 두 군데 주간신문은 본다. 신문사를 돕는다는 뜻으로 구독하고 있지만, 솔직히 별로 볼 게 없다. 어쩌면 세상살이가 자체에 재미를 잃어가는 중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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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2013.03.23 11:29:29

목사님!
제가 한겨레신문 창립 주주인데요
구독자 한사람이 줄어들었네요
사실 저도 집에서는 신문을 보지 않는데요
신문을 끊은 목사님 결정에 동감의 한 표 던집니다ㅎㅎ
목사님 집주변....
시 공간에 따라 변화하는 영적인 자원들만해도
충분하고도 넘치지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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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3.03.24 23:19:32

이사를 가지 않았으면 신문을 끊지 않았겠지요.
지난 60년 동안 너무 많은 것에 마음을 쏟았으니
이제 남은 세월은 관심의 대상을 좀더 좁혀야겠습니다.
세상의 선동에 놀아나지 말아야겠다는 거지요.
결국 하나님과의 관계에 집중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존재

2013.03.24 22:46:13

세상을 사는데는 예수가 별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예수가 없어도 사는데 별 지상이 없습니다 그저 먹을 수 있고 마실 수 있고 적당히 여가 생활할 정도의 최소한의 여유만으로도 살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의 글을 보니 혹여나 세상살이 자체에 흥미를 잃는다면 예수에 대한 필요성으로 이어질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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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3.03.24 23:24:20

존재 님,
세상을 사는 데 예수가 필요 없다는 말이 옳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사는가가 관건이겠지요.
세상을 살되 하나님과의 관계에 집중해서 살아야겠기에
세상의 공연한 일들에 대한 관심을 줄여나가는 거지요.

존재

2013.03.26 14:58:34

목사님 세상을 살되 하나님과의 관계에 집중해서 살아가야 한다고 하셨는데
참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만을 두고 본다면,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만일 그렇게 살아간다면, 경쟁이 난무한 이 세상에서 나고할 것만 같고,
이 세상이 거들떠 보지도 않는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놓고, 제가 사장이라고 해도 그런 경쟁력이 없는 사람은 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상대적 가치에 매여, 관계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몸부림만이 가득한 이 세상 속에서
참된 생명의 가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너무도 두렵기만 합니다. 힘이 듭니다. 무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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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3.03.26 22:32:10

하나님과의 관계에 집중한다고 해서
세상에서 때때로 시련을 당할 수는 있겠지만 
반드시 낙오되는 건 아닙니다. 
예컨데 목수로 사는 기독교인이라고 한다면 
건축주를 속이지 않고 최선으로 집을 짓는 겁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기독교인 선생이라고 한다면 
학생들에게 군림하지 않고 
진정한 마음으로 가르치면 됩니다. 
물론 악한 상황에서는 양심에 걸리는 일들이 많을 겁니다.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가 정의로워지도록 서로 노력할 필요도 있구요. 
힘을 내봅시다.  

존재

2013.03.27 12:17:13

목사님 그러면 목수가 집을 양심적으로 짓되 그 실력이 차이가 난다면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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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2013.03.27 12:28:05

제각기 능력은 다르게 태어나지만...
하나님과의 관계에 집중한다면
자신의 건축물에 대하여 깊이있게 고민하는... 
양심적이고 실력있는 좋은 목수가 되기를
노력하지않을까요?

존재

2013.03.27 13:00:16

제가 그 부분에서 자유함을 누리지 못해서 힘드네요나의 양심 나의 실력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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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2013.03.27 15:51:18

타고난 능력과 환경이 다른데
모두가 최고의 경지에 똑같이 오를 수는 없겠죠?
다른사람보다 실력이 없다고 자유하지 못할건 없을것같구요
주어진 능력안에서 자신의 실천행위에 대해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진솔한마음으로 고민하며 
최선을 다한다면 자유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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