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부활 신앙은 예수의 추종자들이 예수의 부활을 경험했다는 데서 시작된다. 부활을 경험한 사람의 목록이 고전 15:5-8절에 나온다. 게바, 열두 제자, 오백여 형제, 야고보, 모든 사도, 바울이 그들이다. 게바는 베드로다. 그가 초기 기독교의 수장이었으니 부활의 첫 증인으로 나오는 건 당연하다. 복음서의 기록에 따르면 게바보다 몇몇 여성들이 예수의 부활을 먼저 목격했다. 그런데 여자들이 부활 목록에는 나오지 않는다. 열두 제자라는 표현에는 약간의 혼동이 있는 것 같다. 가룟 유다는 이미 자살한 인물이다. 그를 대신한 맛디아는 훨씬 후대에 열두 사도에 들어갔다.

   어쨌든지 바울이 전하는 부활 목격자 명단을 보더라도 그 숫자가 생각보다 적다. 오백 여명이다. 왜 부활의 예수는 이렇게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나타난 것일까? 더구나 이미 예수를 믿었거나 나중에 믿게 된 사람들에게만 나타난 것일까? 이 말은 곧 예수 부활이 실험실에서 재현이 가능하거나 뉴스 보도가 가능한 사건이 아니었다는 의미다.


한밀

2013.04.09 05:17:33

 목사님,
오랫만에 글을 적습니다.
제기억으로는 부활이후 예수님의 부활체는
우리와는 다른 형태인것 같은데
어떻게 성서기자의 부활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능한지요.
부활후 제자들과 함께 생선을 구워드시며
함께 대화를 나누시던 부분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만약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의 부활체였다면
예수님이 사람들이 보는곳에서 승천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만약 부활도 성서에 나타나는 다른 이적과 기사들을 포함해
인문학적인 해석으로 이해해야 하는지요
부활신앙으로 표현하신 목사님의 말씀은
부활사건을 전제로 하시는것인지요...?
초보적인 질문인것 같긴하지만
요즘 계속적인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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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3.04.11 08:38:44

한밀 님, 깜빡하고 답글이 늦었습니다.
중요한 질문을 하셨네요.
대답하기도 쉽지 않구요.
예수 부활은 질적으로 새로운 생명으로의 변화인데
제자들이 어떻게 경험할 수 있었느냐, 하는 질문이지요?
궁극적인 실재(ultimate reality)를 모두가 경험할 수 없다는 걸 전제하고
이 문제를 생각해야 합니다.
다른 것들도 비슷합니다.
양자역학을 모든 사람들이 인식하고 경험하는 건 아니지만
분명한 실재라는 건 사실입니다.
인간의 심층심리도 모든 사람들이 아는 게 아니라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들만 압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그게 관념에 불과하지만
전문가에게는 실재인 거지요.
좀더 일상적인 예를 든다면,
바람이 실재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걸 느끼지는 못합니다.
제자들은 예수 십자가 처형 이후
다시 그에게서 나타난 궁극적인 생명을 경험한 겁니다.
그런 경험이 두서없이, 때로는 신화적인 방식으로
복음서에 기록되었습니다.
기독교는 제자들의 그런 경험을,
마치 블랙홀을 일부 과학자들만 실재로 경험하지만 옳은 것처럼,
옳다고 전제합니다.
그게 부정되면 기독교 전체가 부정됩니다.
문제는 그 부활의 실체가 무엇이냐 하는 건데요.
그건 종말에 가서야 분명하게 드러나겠지요.
그때까지 변증해야 할 책임이 기독교인들에게 있습니다.
좋은 하루가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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