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남신학대학교 <신학과 철학> 수업에서 보편 논쟁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이 13세기에 새롭게 부각되면서 이 논쟁이 불거졌다. 보편(universalia)과 이 세계가 어떤 관계에 있느냐에 대한 문제다. 보편은 말 그대로 모든 것들에게 보편적으로 작용하는 힘, 또는 근원이다. 당시 사람들이 이런 관계를 생각한 이유는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세상에는 각종의 사물들이 존재한다. 나무, 구름, 고양이, 민들레 등등... 그것들은 상황과 시간에 따라서 달라진다. 달라지지 않는 어떤 원천이 보편이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하나님이다.

   아리스토텔레스를 따르는 학자들은 보편이 실재 안에 있다고 생각했다. 공식적으로 표현하면 라틴어로 universalia in re이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에게는 이 세상을 아는 게 중요하다. 이에 반해 플라톤주의자들은 보편이 실재 보다 앞서 있다고 본다. universalia ante rem. 보편은 이 세상의 사물보다 우선한다. 그 보편은 초월적인 세계다. 따라서 이런 입장을 realism이라고 한다. 세 번째는 보편이 실재보다 뒤에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게 바로 유명론(nominalism)이다. universalia post rem. 보편은 그냥 이름뿐이지 실재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예컨대 ‘사람’이라는 이름은 이름일 뿐이지 실재하는 게 아니다. 실재하는 건 구체적인 정 아무개 목사라는 그 개체이다. 이런 논의가 신학에서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서 창조의 하나님과 이 세상의 관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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