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聖)금요일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처형당해서 운명하신 날을 요일로 계산한 것이다. 예수님은 안식일 전날 십자가에 달리셨다. 오늘의 금요일이다.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는 안식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의 십자가 처형이 얼마나 잔인한 형벌이었는지에 대해서 강조한다. 일리가 있다. 매질로부터 시작해서 십자가에 다는 행위와 그 이후에 이르는 과정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잔인한 사형제도다. 거기서 예수님이 당했을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예수의 십자가 사건에서 그런 고통에 초점을 맞추는 건 본질로부터의 이탈이다. 복음서 기자들을 보라. 예수의 고통에 대해서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고통이 있었는지조차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요즘 식으로 말해 ‘쿨’하게 그 사건을 보도한다. 감정이 최대한 억제되었다는 것이다.

   십자가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예수의 수난만이 아니라 하나님 당신 자신의 수난을 가리킨다. 하나님이 인류 역사의 고통에 참여한 사건이다. 그렇게 인류 구원은 시작되었다. 십자가 처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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