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아래는 이 집회가 열린 주일을 지난 다음 주일 예배 때 행한 내 설교의 한 대목이다. 당시의 내 느낌을 생생하게 전하려고 여기 인용한다.
일주일 전인 10월27일 오후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28일 자로 공식 블로그에 인사말이 올라왔습니다. 그 인사말 마지막 단락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이번 연합예배의 가장 강력한 중심에는 회개가 있었습니다. 회개와 성찰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빛과 소금으로 세상의 희망이 되는 교회로 다시 중심을 잡을 것입니다. 더이상 대한민국에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거나 동성간의 결혼이 합법화 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창조의 원리를 뒤집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회가 중심을 잡겠습니다.” 회개가 이번 집회에서 핵심이라고 하는데, 무엇을 회개한다는 것인지가 저에게는 애매하게 들렸습니다. 성 소수자의 외침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부정하고 매도하는 대형 집회를 열면서 회개했다고 말하다니, 중세기 교회가 마녀를 사냥하던 모습과 다를 게 없습니다. 당시 교회는 마녀로 지목된 이들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주변에서 퍼뜨리는 괴담 수준의 이야기를 근거로 주로 부자 미망인들을 화형에 처했습니다. 이번 집회를 주도하던 이들의 동성혼 법제화에 대한 비판도 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치권이나 교회는 왜 상대방의 말과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려고만 할까요? 민족성 자체가 이런 건지, 가부장적인 가정 풍토가 이유인지, 아니면 공교육의 잘못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다행히 우리의 형제 그리스도인들인 로마가톨릭교회는 우리처럼 거의 광기에 가까운 추태를 부리지 않았습니다. (2024년 11월 3일 설교)